파란 하늘을 가르고 비행기가 지나간다. 어디로 가는 것일까? 혹시, 샌프란시스코? 비행기를 볼 때 마다, 비행기를 탈 때 마다 머리 속에는 샌프란시스코가 맴돈다. 부다페스트, 로마, 취리히, 동경……. 그 곳에 있을 때도 마음은 샌프란시스코를 그리워하고 있었다.

까까머리 고등학생일 때 ‘샌프란시스코’를 알았다. 아니 들었다. 스캇 매켄지(Scott Mackenzie)가 노래한 샌프란시스코(San Francisco)를 처음 듣는 순간, 샌프란시스코는 마음속으로 들어와 영원히 지지 않을 것 같은 꽃이 되었다.

그 후로 20년 하고도 몇 년이 흘렀다. 아직 샌프란시스코는 마음에만 있는 꽃이고, 몸은 그곳을 그리워한다. 이유는 모른다. 한번도 가보지 못한 곳을 동경하며 향수병 비슷한 증상이 종종 나타난다. 샌프란시스코를 간다는 그 또는 그녀의 얘기를 들을 때, 샌프란시스코에 다녀왔다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 마다 증상은 더 심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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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그(eyeball)는 샌프란시스코에 있었다. 그가 샌프란시스코에 머무는 이틀 동안 스캇 매켄지의 노래를 귀 아프게 들으며 그를 부러워했다. 아니, 샌프란시스코를 그리워했다. 메신저로, 스카이프로 그에게 졸라댔다. 오는 길에 엽서 한 장 꼭 가져다 달라고 간곡하게 부탁했다.

그가 돌아온 지난 월요일 이른 아침, 문자 메시지가 하나가 찾아들었다. ‘샌프란시스코 사진 가득한 CD 사 왔음.’ 이윽고 전화 통화가 이어졌다. 엽서는 구할 수가 없고, 사진이 들어있는 CD를 팔고 있어 그걸 사왔단다.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었지만 며칠을 기다려, 물 건너온 샌프란시스코를 만났다.

앞면엔 골든 브리지(Golden Gate Bridge)의 야경 사진이, 뒷면엔 평범한 엽서처럼 짤막한 글과 주소를 적는 곳이 마련되어 있었다. 겉모양은 보통 엽서와 다를 게 없어 보이는데, 이 물건엔 알맹이가 있다. 뒷면에 있는 절취선을 조심스럽게 떼어내니 CD 한 장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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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ROM 드라이브에 그 녀석을 넣었다. 샌프란시스코의 이곳저곳을 담아낸 사진 250장이 모니터 앞에 펼쳐진다. 음악과 함께 슬라이드 쇼로 샌프란시스코를 보여준다. 그 중에는 8x10인치 크기로 확대해서 인쇄할 수 있는 고화질 사진 48장도 포함되어 있다.

골든 브리지, 앨커트래즈(Alcatraz Island), 골든 게이트 파크(Golden Gate Park) 등 샌프란시스코의 명소가 한 장 한 장의 사진으로 녹아들어 있다. 저작권 때문에 블로그에 올릴 수 없는 것이 아쉽지만, 아날로그 엽서로 포장한 디지털 사진은 샌프란시스코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사진 한 장 한 장을 맛깔스럽게 음미한다. 향수병 아닌 향수병이 좀 진정되는 듯 하더니 이내 더 심해진다. 복합기도 사진을 찍어 내느라 바쁘다. 밋밋한 도배지로 덮여 있던 벽면이 어느 새 샌프란시스코의 사진들로 메워진다. 좋다, 그리고 가고 싶다.

샌프란시스코에 가게 되면 잊지 말고 머리에 꽃을 꽂도록 하세요. 샌프란시스코에 가게 되면 친절한 사람들을 만나게 될 거예요……. 스캇 매켄지의 노래는 계속되고, 사진으로 만나는 샌프란시스코는 보고 또 보아도 질리지 않는다.

그 순간 문득 떠오르는 이외수의 엽서(葉書)라는 시(詩) 하나. ‘울기 위해서 태어난 것이 아니다 / 더 높이 날수록 더 멀리 있는 그리움을 보는 눈 / 해 마다 겨울이면 내 방 창가로 날아와 / 오스스 떨고 있는 기억(記憶)의 새 한 마리’

디지털 시대와 엽서는 어울리지 않을지 모른다. 마우스 클릭 몇 번이면 순식간에 지구 저편에 있는 사람에게 온라인 엽서를 보낼 수 있는 시대에 종이 몸을 가진 엽서는 너무 진부하다고 할 수도 있겠다. 그래서 아날로그 엽서 안에 담아낸 디지털 엽서는 좀 더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변해가는 세상, 변해가는 대로 내버려 두지 않은 변신이 신선하다. 누구나 다 생각할 수 있었을 만큼 별 것 아닌 것을 현실에 맞는 그릇에 담아낸 것도 눈 여겨 보고 싶어진다. 어떤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가끔씩은 기억의 새가 되어 떨고 있을 그 곳을, 디지털 그릇에 담고 종이로 포장한 엽서로 받아본 느낌이 참으로 포근하다.

샌프란시스코 디지털 픽처 포스트 카드는 샤프레절루션(www.sharpresolution.com)에서 만들었다. 가격은 9.99달러, 뉴욕(New York), 뉴 올리언스(New Orleans) 등의 도시를 담은 디지털 엽서도 팔고 있다. 그런데 우리의 서울, 이 땅의 산하를 산뜻하게 담아낸 디지로그 엽서도 있던가?

이것은 무엇일까? 어둔 방안을 밝히는 조명으로 사용하지만 요즘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만약 그런 용도로 사용한다면 정전이 되어 전등이 역할을 못하거나 아예 전기가 들어가지 않는 오지일 경우가 많다. 하지만 특별한 날과 장소에서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을 때 애용되기도 한다.

여러 가지 모양이 있지만 하얗고 긴 원통형의 것들이 가장 많다. 사용할수록 크기가 줄어들고, 조심하지 않으면 뜨거운 액체에 화상을 입을 수도 있다. 누군가를 위해 스스로를 희생할 줄 아는 희생정신을 강조할 때 종종 이것의 이름이 입에 오르내리기도 한다.

맞다. 그것의 이름은 양초다. 밀랍이나 파라핀으로 만들어진 몸통 가운데에 심지가 들어가 있는 양초. 불을 붙이면 스스로의 몸을 녹여내며 작은 불꽃으로 빛을 내는 물건. 밝기와 편리함을 따지면 전등과 비교할 수 없다. 하지만 제법 오래된 역사를 갖고 있음에도 아직까지 우리 생활 주변에서 종종 빛을 내는 용도로 사용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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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 건전지 2개만 넣으면 약 300시간 정도 사용할 수 있는 LED 양초. 발광다이오드를 사용해 빛을 내기 때문에 화재의 걱정도 없고, 촛농이 녹아내려 주변을 지저분하게 만드는 일도 없다.(사진:www.thinkgeek.com)

씽크지크에서 판매하는 다양한 종류의 상품 목록 중에서도 그런 양초를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머릿속에 있는 일반적인 양초와는 같으면서도 다른 점이 있다. 아날로그적 감성과 디지털 기술의 편리함이 만들어낸 디지로그(digilog) 양초라고 할까?

우선 겉모양은 평범한 양초와 구분하는 것이 쉽지 않을 만큼 비슷하다. 작은 방이나 거실, 식탁 위에 올려놓고 은은한 분위기를 내는 조명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다르지 않다. 직경은 약 3인치, 크기는 모델에 따라 4, 5, 6인치 세 가지가 있다.

밀랍으로 된 몸통과 원통형 모양과 크기를 보면 할인점이나 백화점의 한쪽 코너를 장식하고 있는 양초의 모습과 다를 것이 없다. 은은하게 빛나는 불빛도 비슷하고, 작은 바람이라도 일면 이리저리 흔들리는 불꽃의 움직임도 그대로다.

하지만 제 몸을 스스로 녹여 빛을 내지는 않는다. 뜨거운 촛농이 흘러내려 주위를 지저분하게 만드는 일도 없다. 더구나 불이라도 날까 싶어 언제나 조심해서 사용해야 하는 양초와는 달리, 놓고 싶은 곳이면 어느 곳에 두고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다른 점이다.

LED 양초는 이름 그대로 발광다이오드로 빛을 낸다. 겉모양은 양초지만 속은 LED 램프인 셈이다. 성냥이나 라이터로 심지에 불을 붙이는 대신, 아래쪽에 있는 전원 스위치를 이용해 켜거나 끌 수 있다. 전원으로는 AA 크기의 알카라인 전지 2개를 사용한다.

전지를 넣으면 약 300시간 정도 빛을 낼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인테리어 소품이나 아늑하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용도로 양초를 사용하고 싶을 때 안성맞춤일 듯한 물건이다. 가격은 크기에 따라 약 12~15달러(11,000원~14000원).

출시된 지 제법 오래된 상품인 만큼 알만한 사람은 이미 알고 있을 제품이니, 소위 말하는 뒷북이 될 수도 있다. 혹시라도 양초에 관심이 많은 당신이 이런 양초가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면 참고하길 바란다.

아울러 씽크지크 이외에도 인터넷을 뒤져보면 비슷한 제품들을 적지 않게 찾아낼 수 있다. 이 보다 더욱 독특한 디자인으로 눈길을 끄는 제품들도 있다. 조용한 음악을 들으면서 깊은 생각에 잠기고 싶을 때 하나 쯤 있으면 좋지 않겠는가?

제품 정보 : www.thinkgeek.com